문학/단편 소설

푸른 봄 靑春 (소설)

약한소리뱉기 2025. 4. 24. 22:38



“요즘 어떻게 지내?”
소연은 이따금씩 친구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는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늘 망설인다.
“별일 없어, 그냥 그래.”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할 순 없지’
라는 속삭임이 들려온다.

소연의 일상은 평범했다.
회사와 집, 그리고 가끔 듣는 음악.
봄이 오면 창밖으로 보이는 연둣빛 나뭇잎이
조금은 그녀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러나 늘 어딘가 모자란 듯,
감정은 조용히 숨겨두고
‘괜찮은 척’ 살아간다.

어느 날,
소연은 퇴근길에 작은 공원을 지나게 된다.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들꽃들이
누가 돌보지 않아도
씩씩하게 빛나고 있었다.
‘나도 저렇게,
누구의 시선이 아니라
나를 위해 살아볼 수 있을까?’

소연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아름답고 싶지만,
때로는 헤매고 고민하는 날도 많다.
그런 날의 자신도
누군가 사랑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
이번에는 제대로 살아보고 싶어.’
소연은 속으로 다짐한다.
흘러넘치는 듯 열리는 푸른 봄,
가슴이 저릿할 만큼 아프고 설레는 이 순간도
‘이것 또한 나다움이라면’
기꺼이 껴안기로 한다.

정답을 찾지 않아도 괜찮다.
상상했던 것과 달라도,
꿈의 시작이라 믿으며
구겨진 코트 자락을 펄럭이며
봄의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집으로 걷는다.

소연은 이제 알고 있다.
흘러넘치는 푸른 계절이
조금은 서툴고,
조금은 아파도
자신만의 속도로
조용히 피어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저 먼 하늘에서 반짝이는 봄처럼
아직 닫히지 않은
자신의 가능성을
소연은 오늘도
조용히,
하지만 힘차게
안아본다.

728x90
반응형

'문학 > 단편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휴가 [소설]  (3) 2025.04.24
사랑의 함정 [소설]  (1) 2025.04.24
숨 [소설]  (0) 2025.04.24
언데드 [소설]  (0) 2025.04.24
쥐 나라 [소설]  (4) 2025.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