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즈야 미술관 경비원인 김철수는 야간 순찰 도중
초호화 보석 '명예'의 전시장 앞에 떨어진 쪽지를 주웠다
'다음 주 토요일 완전한 어둠이 내려앉을 때 "금빛 명예"를 훔치러 오겠습니다' -괴도키드
한적한 금요일 탐정사무소에서 낮잠을 자고 있던 유명한은 괴도키드를 체포하는 꿈을 꾸고있었다.
"똑 똑 똑"
노크소리에 화들짝 놀란 유명한은 후다닥 뛰쳐나가 현관문을 열어주었다.
"유명한 탐정 잠시 시간 내 줄 수 있는가?"
유명한은 잠시 고개를 돌려 눈을 몇 차례 깜빡거리더니 실망이란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골룸보반장은 기침소리와 함께 미술관에서 발견된 쪽지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유명한은 얼마 전 해결한 사건으로 인해 탐정협회와 경찰 측에서 크게 공로를 인정받았고
순금으로 만들어진 대형 명패를 포상으로 받아 기세가 등등하였고
자연스레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으며 나태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괴도키드 이 자식 요즘 통 조용하더니 감히 나에게 도전장을 보냈군요?"
소파에서 TV를 보고 있던 코난이 골룸보 반장을 알아보고 환영한다며 뛰쳐나왔다.
그러자 골룸보반장은 감기에 걸린 것을 알려주듯이 끼고 있는 마스크에 손가락을 가리켰고
기침소리와 함께 코난을 뒤로 물러서게 하였다.
"코난! 방해하지 말고 당장 밖에 나가서 도시락이나 사 와!"
유명한은 신경질적으로 코난을 내쫓으며 골룸보 반장에게 말하였다.
"괴도키드는 변장술의 대가야 미술관을 경호하는 어느 순경 한 명으로 변장하는 건 일도 아니지
또한 카즈야 미술관의 CCTV를 감식한 결과 전시장 주변에 쪽지를 두고 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우리 경찰 쪽에서는 쪽지를 발견한 김철수 씨가 변장한 괴도키드라고 생각하고 있는 중일세
유명한 탐정, 자네가 그 미술관에서 숨어있는 괴도키드를 찾아내주게
이 사건은 유명한 탐정과 형사 몇 명만 움직이는 비밀작전이네"
"골룸보반장님... 이 명탐정 '유명한'만 믿어주십시오...."
괴도키드가 게시한 토요일 당일 유명한은 카즈야 미술관에 도착했다.
"아저씨!"
코난이 손을 흔들며 따라왔다.
유명한은 혼자 가겠다고 하였지만 코난은 미술관을 둘러보고 싶다며 꾸역꾸역 따라왔다.
"이 녀석들 따라오지 말라니깐.... 코난 너는 이번에도 방해하면 집에서 쫓겨날 줄 알아!"
코난은 당연하다는 듯이 방긋 웃었다.
이내 곧 골룸보 반장과 다부진 체격의 형사 한 명이 유명한 일행 앞에 멈춰 섰다.
"기다리고 있었네 유명한 탐정! 몸은 괜찮은가?"
"안녕하세요!"
코난이 반갑게 맞이했다.
"옆에 계신 분은 초면인데 누구신지...?"
유명한이 당황한 표정으로 묻자 골룸보 반장은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안 그래도 소개해주려 했어, 이 고토루 형사는 스무 살이 되자마자 임관하여
형사로서의 지능, 체력 모두 갖추어 초고속 승진 후 올해부터 나와 함께 다니기로 했지 아주 듬직해
그리고 이 분은 유명한 탐정으로 지금까지 경찰을 도와 많은 사건들을 멋진 추리력으로 해결했었지 서로 인사들 하게"
유명한과 고토루형사는 서로 악수를 건넸다.
"이번사건뿐만 아니라 괴도키드의 예전사건들은 항상 완벽하고 빈틈이 없었어
경찰 측에서는 경찰 쪽에 내부조력자나 공범이 있다고 확실시하고 있어
우리의 임무는 괴도키드를 못 잡는 한이 있더라도 그 공범을 잡는 거에 의의를 두고 있어"
골룸보반장은 비범한 표정으로 체포내용을 설명했다.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금빛명예"를 중심으로 암막쇼가 시작된다네
미술관 전체 소등이 된 후에 천장에서 발사된 조명 하나 가 그 보석을 내리쬐고
그 보석의 황금빛은 미술관 전체를 비춰 장관을 만들어낸다더군
이때 보석을 가지러 온 괴도키드나 그의 공범을 반드시 잡아야 해 "
유명한과 고토루형사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골룸보 반장님 어제 탐정사무소에서 뵈었는데 그새 살이 좀 빠지셨나 봐요?"
코난은 마스크를 벗고 있는 골룸보 반장을 향해 물었다.
"무슨 소리냐 코난, 날이 갈수록 살만 찌고 있는데 누구 놀리는 거냐?
고토루형사, 자네는 잠시 여기 있어주게 난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오겠네:"
골룸보반장은 미소를 지은 채 홀연히 사라졌다.
"아저씨, 골룸보반장님이 어제 감기에 걸렸었는데 벌써 다 나으셨나 봐요?
분명 어제 탐정사무소에 찾아오셨을 땐 마스크를 끼고 오셨잖아요"
코난은 천진한 말투로 유명한에게 말을 걸었고 유명한은 아무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고토루형사는 코난에게 흥미가 생긴 듯 말을 걸었다.
"꼬마야 그때 탐정사무소에서 있었던 일을 다시 한번 설명해 주겠니?"
코난은 고토루 형사에게 그날 있었던 일을 얘기하며 골룸보반장의 마스크 착용과 다가오지 말라는 손짓까지 세세히 설명했다.
불안에 사무친 고토루 형사는 인상을 찌푸린 채 고뇌하고 있었다.
이때 코난이 다급하게 유명한의 옷깃을 잡으며 다그쳤다"
"아저씨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때 탐정사무소에 온 골룸보반장님이 괴도키드가 변장한 게 아닐까요?"
"무슨 얘기들인가 자네들?"
소리소문 없이 화장실을 다녀온 골룸보반장은 어느새 코난의 말을 듣고 놀란 나머지 유명한에게 말을 건네었다.
코난은 골룸보 반장이 흥분한 것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아저씨! 지금 당장 탐정 사무소로 돌아가야 해요!
괴도키드는 지금 미술관에 있지 않아요 바로 탐정사무소에서 아저씨가 최근에 받은 순금 명패를 가지러 간 거라고요!"
유명한이 깜짝 놀랐다.
그 명패는 단순한 재산이 아닌 탐정으로서의 명예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골룸보반장님은 여기 미술관에서 기다려주세요 제가 유명한탐정님과 함께 탐정사무소를 다녀오겠습니다!"
고토루 형사는 유명한 가족을 데리고 허겁지겁 주차장으로 내려가 차에 시동을 걸었다.
건물을 벗어나니 하늘은 불그스름했고 괴도키드가 남긴 쪽지내용처럼 어둠이 내려앉기에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었지만
차에 탄 일행들은 모두 걱정에 휩싸인 채로 정적이 흘렀고
유명한은 그날 탐정사무소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고 있었다.
...
눈부신 아침햇살에 눈을 뜬 유명한은 습관적으로 침대 머리맡에 있는 선반에 손을 더듬거렸다.
담배가 손에잡히자 유명한은 느릿느릿 일어나 담배를 입에 물린 후 베란다 창문 커튼을 젖혔다.
평소 매일 보던 아침 풍경이 아닌 새로운 풍경에 깜짝 놀란 유명한은 입에서 담배를 떨어트렸다.
베란다 창문 건너편에는 순백의 망토를 두르고 있는 괴도키드가 서있었다.
"유명한 탐정, 나랑 거래 하나 하자"
...
달리는 차 안에서 내내 불안한 기색이던 고토루 형사는 유명한에게 말하였다.
"지금 미술관에 있는 골룸보 반장님이 괴도키드일 가능성은 얼마일까요?"
그의 말에 유명한과 코난은 깜짝 놀랐다.
"아마 그날 탐정사무소에 찾아간 골룸보반장님은 진짜 사건을 알려주기 위해 찾아갔었고
지금 미술관에 괴도키드가 골룸보반장님으로 변장해 있다면
아마 지금이 보석을 훔쳐 달아나기에 가장 적시가 아닐까요?"
코난은 고토루의 추리가 정확하다 생각하였지만 지금껏 자기가 세운 추리가 틀렸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었다.
"고토루 형사 얼른 차를 돌려 미술관으로 부탁드립니다"
유명한은 긴장된 눈빛으로 말하였다.
이후 저녁이 될 무렵 고토루형사와 유명한 일행은 미술관에 도착하였고
고토루형사는 자신이 골룸보 반장에게 붙어 수상한 행동을 하는지 지켜보고 있을 테니
유명한 일행에게는 "금빛 명예"를 지켜봐 달라고 부탁하였다.
저녁 8시가 되자 미술관의 조명은 하나씩 꺼지기 시작했다.
곧이어 마지막 하나 남은 조명까지 사라지고 미술관에는 완전한 어둠이 내려앉았다.
천장에서 조명하나 가 켜지더니 보석을 비췄다.
기대에 찬 관객들의 흥분된 숨소리와 어린아이들의 감탄소리만이 흘러나왔다.
이때 "금빛명예"보석이 공중으로 두둥실 날아오르더니 갑자기 사라졌다.
예정에 없던 일이 일어났기에 미술관 측은 당장 미술관 전체를 점등했다.
코난은 갑자긴 밝아진 시야에 적응하느라 눈을 미세하게 뜨고 있었지만
이내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유명한이 "금빛명예"로 예상되는 물건을 검은 보자기로 뒤덮은 채 비상계단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 장면을 본 골룸보반장과 고토루형사, 코난과 시민으로 잠복해 있던 형사 몇몇이 전속력으로 비상계단을 향해 뛰어갔다.
2분 정도 지났을까 코난은 옥상에 다다랐고 이미 옥상에 도착한 형사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순백의 망토를 두르고 있는 괴도키드가 한 손엔 "금빛명예"보석을 껴안은 채로 낙하하였다.
고토루 형사는 침착한 표정으로 옥상 주변을 기웃거렸다.
"골룸보반장님 여기입니다!"
옥상창고에 쓰러져있는 유명한을 발견한 고토루 형사는 골룸보반장을 불러냈다.
코난과 골룸보반장은 유명한에게 달려가 상태가 괜찮은지 확인했다.
유명한이 정신을 차리려 하자 고토루 형사는 유명한의 손목에 수갑을 채웠다.
"유명한 탐정 자네를 금품탈취공범죄 현행범으로 지금 바로 체포하겠네"
골룸보 반장은 덤덤하게 말했다.
코난은 그럴 리 없다며 큰소리로 잡아뗐고
유명한 또한 억울하다고 자신의 말을 믿어달라 하였다.
"유명한 탐정님은 괴도키드에게 속아 넘어갔습니다.
괴도키드는 손하나 끄떡 안 하고 유명한 탐정님으로 변장하기 위해 유명한 탐정님께 부탁을 했을 것입니다.
유명한 탐정님 또한 보석을 챙기고 옥상까지만 와서 괴도키드에게 전해준다면
보석을 훔친 건 괴도키드가 되니 유명한 탐정님은 무죄혐의가... 아니 오히려 피해자가 돼버리겠죠"
고토루 형사는 유명한 탐정을 일으켜 세우며 말하였다.
"유명한 탐정, 나도 많이 아쉽게 생각한다네
하지만 지금까지 괴도키드의 사건에는 항상 자네가 있었고
자네 이름으로 된 거액의 계좌까지 발견되었어 입금자는 누군지 아직 모르지만
천천히 조사해 보면 나오지 않겠는가? 얌전히 동행해 주게..."
유명한의 말과는 다르게 거액의 입금내역과 공범의 증거가 재차 확인되었고
법원에서는 유명한의 혐의를 인정하게 되어 결국 유명한은 징역형을 받고 탐정의 명예는 한순간에 떨어졌다.
...
아침햇살이 내리쬐는 베란다 창문 건너편에는 순백의 망토를 두르고 있는 괴도키드를 마주했다.
"유명한 탐정, 나랑 거래 하나 하지"
괴도키드는 유명한에게 보석을 챙겨 옥상까지만 온다면
형사들이 유명한을 변장한 괴도키드라 생각해 절대 위험에 빠지지 않을 거라 설명했다.
괴도키드의 넉넉한 포상금과 절대 자신이 위험에 쳐하지 않을 가능성을 이해한
유명한은 솔깃해 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어이 괴도키드 난 이제 탐정으로서의 신의와 명예를 위해 일하고 있어
그 따위 도둑질한 더러운 돈은 아무런 필요도 없단 말이지 사람 잘못 골랐어 다시 돌아가도록 해"
유명한은 강인한 표정으로 괴도키드에게 말하였다.
"그래? 그럼 뭐 어쩔 수 없지 나를 위해 잠시 잠들어줄래?"
괴도키드는 유명한에게 정체 모를 스프레이를 뿌렸고
유명한은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은 채로 쓰러졌고 무엇인가 꿈을 꾸는 듯 했다.
이후 현관에서 누군가 찾아왔다.
"똑 똑 똑"
탐정사무소의 문이 조용히 열렸다.
"유명한 탐정 잠시 시간 내 줄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