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제출용으로 보건증을 떼야해서 시내의 보건소를 가야했다.
10분정도 걸리는 보건증 일을 왕복 한시간을 다녀온다는게 동선대비 시간이 아까웠다.
그래서 보건소 근처 영화관을 검색해 어떤 영화를 볼 지 고민했다.
서울의봄, 나폴레옹 이 두개가 끌렸다.
실화바탕의 역사영화는 언제나 환영이었기에 둘 중 하나를 보면 되겠다 생각하려는 찰나
밑에 괴물이라는 영화가 눈에 띄었다.
감독과 배우이름을 보아하니 일본영화였고 영화제목, 일본영화라는 점이 흥미가 생겨 평점을 찾아보았다.
평점들은 대부분 높은 점수와 재밌었다는 그저 그런 평들이었지만, 하나의 평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가세요. 무조건 보세요"
내가 책이나 영화같은 작품을 고를 때 제일 좋아하는 문구이다.
이 문구가 있는 작품은 내 취향에 200% 적중하며 실패확률은 없었기 때문이다.
때 마침 시간대가 좋았고, 이 영화를 선택했다.
평일 점심 극장에 도착하자
내 앞과 뒤 한명씩 총 3명이 모든 관객이었다.
원래 일본영화같은 경우에는 남자들이 혼영하러 오곤하는게 주류인데
오늘은 여자들만 혼영하러 와서 뭔가 느낌이 신기했고
영화를 잘 고른건지 어떤지 감도 오지않았다.
이제 부터는 영화 감상이다, 스포 수준을 넘어섰기에,
나 같이 스포에 민감한 사람은 영화를 보고 난 후 글을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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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본 직후 작성한 것이 아니라
기억이 어느정도 휘발되거나 시간순서가 살짝 뒤섞여 있을 수 있다.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나열하는건 단순히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이니
대사들과 행동에 내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매우 주관적인 관점을 서술할 생각이다.
*1장
주인공의 어머니 시점으로써 (마스크걸 여주 닮음)
싱글맘이 하나뿐인 아들(미나토)을 사랑으로 키워주는 것을 표현하며 누가봐도 정상인인것을 표현
아들은 이해되지않는 언행이나 행동을 자주 하며
(돼지뇌인간은 사람인가?, 환생하면 뭘로 변할까?, 터널에서 혼자 노래부르기,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기, 지우개 주우려 30분동안 손 내리고있기 등등)
아들의 이상함으로 인해 학교폭력을 당하는 것 같은 확신을 가지게 됨
(스스로 가위로 머리자름, 물통에 진흙, 잃어버린 신발 한 쪽)
그렇게 엄마는 학교에 직접 찾아가 교사들과 면담하였지만
이내 돌아오는건 어떤 대책이 아닌 무작정적인 사과
비정상같은 담임선생
(유흥업소에 갔다는 소문, 막말과 폭력을 일삼는다는 아들의 발언, 면담도중 사탕쳐먹기, 갑자기 실소)
인간같지 않은 교장선생
(의미없는 사과만 반복, 아무 질문에도 미리 준비해둔 질문집 참고, 마트에서 애들 발걸어서 넘어뜨리기)
그래도 계속 학교에 찾아가 아들을 돕기 위해 열변하자
비정상같은 담임은 "아들은 '요리'를 괴롭히고있다."라고 함
당연히 개소리일줄알았지만 아들의 방에서 토치를 발견
엄마는 직접 요리에게 찾아갔고
요리는 명랑하고 밝은 얼굴로 맞이해줌
하지만 그의 집에는 아들의 잃어버린 신발이 한 쪽 있었고 요리의 팔뚝에는 불에 지진 자국이 있음
학교에 다시 찾아가서 교사들과 함께 요리를 추궁하지만
요리는 아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걸 부정
교사들은 담임선생을 숨기기에 급급
계속되는 엄마의 노력에
결국 담임선생은 공식사과와 함께 교직에서 물러남
1장 평
엄마의 시점에서는 등장인물 모두가 싸이코 패스이자 괴물로 표현됨, 심지어 아들까지도
감독은 인물들을 괴물처럼 묘사하기위해서 좀 과장된 표현이 과도하게 들어간 것 같음
엄마가 교장 코에 손가락 갖다대는 부분,
교장이 발로 애들 넘어뜨리는 부분,
담임이 혼자 사탕 빨고, 혼자 실소하는부분,
미나토가 지우개 주우려고 30분동안 구부리고 있는 부분,
이 장면들은 굳이 안넣었어도 될 것 같을 정도 좀 과했던 것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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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담임선생님의 시점으로써 (조국 닮음)
올해 처음 부임되며 성실하고 아이들을 위해 배려하며
예쁜 여자친구랑도 잘 연애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누가봐도 정상인이라는것을 표현함
방에서 혼자 열폭하며 물건 던지는 미나토
요리와 한바탕 싸운 미나토
화장실에 갇힌 요리를 관전하는 미나토
이러한 행적들을 보고 미나토를 문제아라 생각, 물론 차별은 하지 않음
미나토의 엄마가 학교에 찾아와서 담임에게 막말과 폭행을 당하는걸 듣기 위해 방문
하지만 교장포함 전 교사들은 인정하고 사과만하면 무사히 지나갈거라 얘기함
담임은 억울해하지만 교사들은 끝까지 사과만 하라고 지시
부임되고 얼마 되지않은 담임은 어쩔 수 없이 수긍하고 미나토의 엄마에게 무의미한 사과
하지만 미나토의 계속되는 고발과 미나토 엄마의 노력으로 끝내 학교에서 공식 사과이후 파문당함
파문이후 찾아오는 기자와 바닥을 친 평판에 예쁜 여자친구도 떠나감
학교에 직접 찾아가 미나토를 붙잡고 자기가 잘못했냐 물어보자 미나토는 고개를 가로저음
이후 미나토는 혼자 도망치다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지고
누군가 "담임이 미나토를 밀쳤다!" 라는 발언에 석이 완전히 나감
멘탈 제대로나가서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릴까 하다가 코끼리 울부짖는소리가 들리고 마음을 다시잡음
집에서 무슨 심정인지 이해도 안갈정도로 초췌해진 그는 금붕어를 떠서 변기물에 버리려다가
차마 하지 못 할 일인듯 다시 자리로 돌아가다 발목이 삐어 넘어지는데 그 상황에서도 어항 속 금붕어들은 지킴
그러고 미나토가 작성한 백일장 읽어보는데 알고보니 요리와 우정의 세로드립인걸 깨닫고 미나토 집으로 달려감
하지만 미나토는 없었고 미나토 엄마와 함께 태풍을 뚫고 미나토가 있을법한 산 터널로 들어감
터널은 산사태로 막혀 있었고 어떻게든 뚫고 들어가 폐열차안에서 요리와 미나토를 발견함
2장 평
담임교사 시점에서는 등장인물 모두가 싸이코 패스이자 괴물로 표현됨,
아무 근거없는 소문으로 이미지 박살내버린 초딩들
자신의 죄는 신경안쓰고 학교 처신만 생각하는 교사들
뭐 안했는데 자기가 폭력교사라고 고발하고 다니는 미나토
아들의 말만 믿고 끝까지 묻으려는 미나토 엄마
자신의 파문에 바로 떠나버리는 여자친구
찍지말라는데 자꾸 사진찍는 카메라맨
모두 담임교사 시점으로는 괴물이자 싸이코패스인데
다들 각자의 입장에서는 아무 문제없는 정상인이라는걸 표현한게 느껴짐
(ex 손녀 자기가 죽였지만 자신의 전부인 학교를 위해 오리발 내민 교장
아들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미나토 엄마,
요리를 위해 사건을 엄폐하기 위해 담임을 저격한 미나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성과용 사진을 찍어내는 카메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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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아들인 미나토의 시점으로써 (요네즈켄시 + 아이즈원 김채원 닮음)
밝은 성격과 친구를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주며 누가봐도 정상인이라는것을 표현함
{근데 여기서 나랑 완전 동감인 부분을 느꼈음
초딩5학년때 친한 친구중에 살짝 따돌림 당하는 친구 한명이 있었는데
어느 날 다른 애들이 걔 이름가지고 놀리다가 나한테도 얘 이름 어떻냐고 물어보길레
웃으면서 더럽다고 대답했던게 기억남}
다시 돌아와서 미나토와 요리 관계를 표현 되게 잘한게
초반부
(자신의 머리에 요리가 손을 대자 겉으론 아닌 척 하면서 집에서는 전염병에 옮을까봐 직접 자름)
-여기서 말하는 전염병은 나도 초등학교때 왕따있으면 걔 물건, 신체에 닿으면 병 옮는다는거 있었는데 한,일 공통인듯
중반부
요리한테 막말하고 하교길에는 맨발로가는 요리한테 신발 하나 빌려줌
요리자리에 분필지우개 턺 -> 앉아있다가 양심에 너무 찔려서 지랄발광함
요리 화장실에 갇힌거보고 차마 열어주진 못하고 주변 기웃거림
그러다가 요리랑 방과후에 붙어다니면서 요리가 아지트를 가르쳐줌
거기서 하하호호 떠들다가 미나토가 태어나서 처음 받는 느낌을 느끼고 요리가 "나도 처음엔 그랬어"
이러는 장면 연출이 진짜 지렸음, 나도 보다가 요리 껴안을 뻔
후반부
애들이 요리 물감걸레 가지고 패스놀이하다가
미나토가 걸레 받아서 그대로 요리한테 가져다줌 (이젠 너네 눈치 안본다)
그러자 애들이 요리랑 미나토 사귀냐고 어그로 끌고 ( 어? 이게 아닌데? 열받네?)
결국 폭발한 미나토는 요리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는 에너지를 요리한테 분출함
-여기서 웃긴게 미나토 짝지가 미나토한테 걸레 던질때는 요리랑 미나토 관계를 뭔가 알고있다는 듯한 제스쳐였음
그러고 여차저차 나중에 담임선생님 파면하고나서 혼자 망상하는데
옆에 교장선생님이 "색스폰을 알려주겠다"하면서 나타남
자기 리즈시절에는 전국 대회같은데 나와서 입상하고 다녔다면서 부는데 사짜느낌 남
그러고선 '누구나 가질수있어야 행복이다' 라는 지금까지와는 너무나 모순적인 발언과함께
답답하고 비밀을 말하고싶을땐 나팔에다가 '후-후-'하면 된다고함
그래서 교장쌤이랑 요네즈켄시랑 둘이서 음악실에서 나팔로 고음불가 찍음
그러고 요리한테 찾아갔는데 자기 아버지랑 같이 나오면서 "나 어떤 여자애를 좋아해"하고 들어갔다가
다시 뛰어나와서 "미안해! 거짓말이야!" 하고 자기 아버지가 움켜쥐고 집으로 데려가는데 너무 귀여운데 안타까웠음
다음날, 온갖 고문에 시달린 요네를 욕조에서 꺼내서 자신들만의 산 속 아지트로 달려가서
태풍의 빗바람과 함께 열차가 출발하는 듯한 소리가 나고 요리와 미나토는 들뜸
그렇게 그 둘은 열차안에 묻혀 생매장 당하고
괴물도 악소문도 차별도 없는 밝은 세상에서 함께 웃으며 뛰어다니며 엔딩남
(미나토랑 요리가 하수구 밖으로 빠져나올때 대사를 다들 기억할진 모르겠는데
자신들이 그토록 바라는 다음 환생으로 태어난것에 대한 감상 대사였음)
"이제 우리는 다른 존재일까?" "아냐, 우린 우리야 달라질 껀 없어"
"꺄르륵"
3장 평
미나토 시점에서는 등장인물 모두가 싸이코 패스이자 괴물로 표현됨,
"왜? 미나토 시점으로 봤을땐 학생들과 요리아빠빼고는 다 정상인 아니었어?"라고 생각할순있는데
미나토와 요리의 입장에서는 정상=비정상 개념이었음
초반에 엄마가 미나토에게 다 필요없고 보통의 사람처럼 가족만 꾸리면 된다고 했었는데
그 또한 미나토의 눈엔 불가능한 가정이고 비정상인 세상일 수 밖에 없었음
그리고 살짝 보너스개념으로 교장선생의 시점도 나왔는데
-종이 이쁘게 접으면서 자기 남편 면회간 장면
(그때 대화 내용이 맛있는 과자 사면 과자도둑이 따라온다 이런내용이었는데
그 장면은 조금 이해하기 어렵긴 했지만
나는 학교를위해서 니가 대신 징역사는게 맞다,나는 이제 출근하러간다 이렇게 해석했음)
-태풍이 몰아칠 때 철조망에서 쓸쓸하게 하천을 바라보는 장면
감독은 <세상에 나쁜 교장은 없다> 뭐 이런걸 표현하려고 넣은 장면같은데
앞부분에서 애새끼한테 태클걸고 담임한테 했던 짓이 너무 억지로 괴물만든거라서 아무 설득이 안됐었음
총평
-이런 내용일줄 상상도 못했고
왜 극장에 여자들 밖에 없었는지 영화 결말부 되어서야 알 수 있었음
3중구조라서 일본 추리소설 읽을 때 느낌을 영상으로 볼 수 있어서 특히 더 좋았고
등장인물들의 결이 너무 훌륭해서 만족스러웠음
다만 아쉬운게 아싸리 대중성을 포기하고 매니악하게 만들었으면 대작이었을텐데
괜히 대중성 조금이라도 안아보겠다고 초보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억텐넣은게 살짝 아쉬웠음
감독은 모든 인간은 누구에게나 핑계가 있고 사연이 있다, 단지 타인에게는 괴물로 비쳐질 뿐
이라는 메세지를 던진 것 같았음
물론 나는 미나토 입장이 아니라 모든 등장인물 입장으로 봐서 이런 메세지로 느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다른 메세지로 받아들였을 가능성도 있음
영화 보는 내내 흘러나오는 ost가 너무 좋았고
결말도 훌륭하다고 생각함
근데 또 감독병 도져서 아쉬운거 말해보자면
미나토와 요리가 웃으면서 열차에서 출발하는 장면 -> 하수구에서 탈출하는 장면으로 나왔는데
미나토와 요리가 물과 흙에 가라앉는 열차에서 벌벌 떨고있는 장면->하수구에서 탈출하는 장면으로 나왔다면
모두가 인식 빠르게하고 이해한 상태로 그들의 대화와 웃으며 달리는 장면에서 감정선이 터지지않았을까 하는 마음
암튼 만족스러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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