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토론

5억년 버튼 논쟁에 대한 토론

약한소리뱉기 2025. 4. 27. 22:30




5억 년 버튼 논쟁: 초단과 홍단의 대화 

 

 

 

주제는 인터넷에서 워낙 화제가 되었던
'5억 년 버튼을 누르는가?'에 대한 고찰입니다.

 

원작만화 : https://blog.naver.com/rhdgb/10179546732

 


전제:

‘버튼을 누르면 5억 년 동안
아무것도 없는 無의 공간에 갇히고,
(원작 만화와는 다르지만 편의상 無의공간으로 지칭)
5억 년의 시간 동안 배고픔도 느끼지 못하고,
항상 건강한 상태이며 자살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5억 년이 되는 즉시 현실로 돌아오면
5억 년 동안의 기억은 모두 완벽하게 사라진다.
대신 버튼을 누르는 그 순간으로 돌아와
1000만 원을 즉시 받을 수 있다.’

이 놀라운 설정은 많은 이들의 논쟁거리가 되었다.


또한, 재미있는 논점은
그 긴 고통을 겪는 존재가 과연
‘나’인가,
아니면 ‘타인’인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초단과 홍단이 이 문제를 두고 나눈 대화를 통해,
각자의 입장을 살펴보고자 한다.

 

 

 

 

 

 

초단:  경험의 주체는 '나'

 

 

녹색 선은 '나' 적색 선은 '타인' (표면적으로는 모두 '나'지만 선의 구분은 철학적 '나'에 대한 개념)

 

 

 

  “왜 5억 년 갇힌 사람이 타인이고,
돈을 받는 게 자신이라고 생각하지?

5억 년 갇힌 사람이 ‘나’이고,
돈을 받는 사람이 타인일 수도 있는 건데.”

 

 

  • 경험의 연속성:
    초단은 ‘현재까지의 삶을 산 '나'와
    버튼을 누른 순간부터 돌아오는 순간까지
    하나의 내가 경험한다’고 주장한다.

  • “버튼 누른 5억 년의 시간은 영겁의 시간,
    5억 년은 상상도 못 할 고통의 시간이며,
    그곳은 지옥일 텐데
    그것을 스스로 경험한다는 것은 미친 행위.


  • 미래의 나 vs. 과거의 나

    “미래의 내가 보기엔
    고통을 받는 대상은  '타인'

    하지만 과거의 내가 보기엔
    고통을 받는 대상은
    타인이 아닌 실제 '나'

    현재의 나는
    고통을 받는 '나'에게 있어
    '과거의 나'가 되는 것
    그렇기에 현재의 나로서는
    버튼을 안 누르는 게 맞다.”



  • + 이를 더 쉽게 설명하자면
    그림에서 표현된 것처럼
    초록색까지는 현재의 '나'이다.
    버튼을 누르기 전과
    누른 상태로 5억 년을 버티는 '나'까지 '나'이다.

    그 기간 동안은 '나'지만
    기억을 잃은 순간 지금까지 살아온
    5억 살의 '나'는 기억과 존재가 사라진다.

    이후 돈을 받는 건 다른 차원의 '나'인 것이다.




초단에게 이 버튼을 누르는 행위는 반대이다.




5 억년 간의 ‘체감 고통’은
실제로 느끼는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심지어 돌아올 때 기억이 지워지므로
그동안의 고통의 보상을 받는 주체는
5억 년 동안 갇힌 '나'가 아니다,

또한, 기억을 잃었기 때문에
또 버튼을 누르는 행위를 선택하며
그동안 '체감 고통'을 계속 반복하고
영원히 영원히 고통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홍단: 기억이 끊기면 '타인'이라는 입장

 

 

녹색 선은 '나' 적색 선은 '타인' (표면적으로는 모두 '나'지만 선의 구분은 철학적 '나'에 대한 개념)

 


 

 “5억 년에 갇힌 '나'는 타인이라 볼 것 같은데?

기억이 삭제되었기 때문에 돌아온 내가 봤을 땐
완벽히 타인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 기억 연속성의 중요성:
    자아는 기억의 연속 속에서만 유지된다는 관점.
    “그 세월 자체가 완전히 삭제되었기 때문에
    돌아온 내가 봤을 땐,
    그 5억 년의 경험을 한 사람이 ‘나’라고 할 수 없다.”


  • 과정의 의미:
    5억년 동안의 고통이 ‘없던 일’이 되더라도,
    그 과정을 겪은
    '나'는 이미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이다.


    + “5억 년을 보내는 존재는 내가 맞다.
    그런데 돌아왔을 때는 타인이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 대한 감각은 아예 없어진 거니
    그 과정을 보내는 사람은 곧 타인이 되는 것이다.”



  • 자기 분리성:
    기억이 사라질 때 자아도 분리된다는 개념.
    “기억의 연속이 끊겼는데 어떻게 ‘나’라고
    정의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즉, 버튼을 누르고 돈을 받는 지구상의 '나'는
    기억의 연속성이 유지된다.

    하지만, 5억 년이란 시간은 기억 삭제로 인해
    기억의 연속성이 끊긴다.





홍단에게 이 버튼을 누르는 행위는 찬성이다.




5억 년 버튼은
고통의 주체와 보상의 주체가 분리되는 패러독스이다.
기억이 사라진 순간
“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니다”라는
강한 직관이 이를 뒷받침한다.

 

 

 

 

 

 

 

쟁점 정리: ‘나’와 ‘타인’의 경계

 

 

  • 누구의 경험인가
    • 초단:
      “현재의 나, 5억 년의 고통을 겪는 나,
      돌아오는 나 모두 동일한 하나의 주체”

      하지만 현재의 나와 5억 년의 고통을 겪는
      나는 하나로 묶여있기 때문에
      버튼을 누르는 '현재의 나'의 경험이다.



    • 홍단:
      “현재의 나,
      5억년의 고통을 겪는 나,
      돌아오는 나 모두 동일한 하나의 주체”

      하지만 기억이 끊겼다면,
      그동안의 나는 다른 존재,
       '타인'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버튼을 누르는 '타인'의 경험이다.

 



  • 시간 vs. 기억

초단: “시간의 흐름(5억 년)은 곧 경험의 연속”

홍단: “시간의 흐름보다 기억의 연속이 자아를 규정”

 

 

 

 

 




초단의 입장 : 고통은 나의 몫

 

 

 

 

초단은 비록 미래의 내가 
그 경험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버튼을 누르는 순간 겪게 될 5억년의 고통은
현재의 내가 감당해야 할 선택이며

‘하나의 유기체로서 이어지는 자아’를 설명했다.
타인이든 누구든 간에 '지금 당장 살아 숨 쉬는 내'가
통째로 이동하여 5억년의 고통을 겪는 것이다.


하나 직관적인 비유를 들었다.


3년 동안 원양어선을 타고
노르웨이에서 험난한 뱃일을 한다면,
3년 뒤에는 많은 자금이 생긴다는 약속을 받았다.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온 나 + 원양어선의 나]는
노르웨이에서 줄곧 피를 토하는 고생을 하며 돈을 번다.
하지만 원양어선에서 일을 하던 '나'는
3년이 지난 그 순간 존재가 사라진다.

한국에 있던 '초단'은
갑자기 생긴 돈으로 외제차를 구입하고 인생을 즐긴다.

 

고통의 주체는 [현재의 나+ 원양어선의 나]이다.

 

 

 


...

 

 

 

 


"버튼을 눌렀을때 고통을 받는 건 
나 자신이 무조건 맞기 때문에 
5억 년의 속박이 아닌
1년의 속박이라 할지라도 버튼을 누르지 않겠다."

 

 

 

 

 

 

 

 



홍단의 입장 : 고통은 너의 몫





 

 

 

홍단은
5억년의 과정을 경험한 사람은
타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지구에 있는 '나'의 입장에선
1초도 채 걸리지 않은 시간이 흐른다.

하지만, 그 1초 사이에
5억 년이란 시간이 흐르고
다시 돌아오는 순간 기억이 삭제된다.

 

만화에선 주인공이 먼저 경험한 친구에게
어떤 느낌이었냐는 물었고
"스위치를 누른 것뿐인데
1000만 원을 받아서 좋다"라고 답하였다.
버튼을 제안한 사람은 실제로는
5억 년을 경험했지만 기억을 못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5억 년의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내는 주체가
'나'라는 것은 맞지만,
기억이 사라지는 순간 5억 년을 보낸 대상은
'나'라고 스스로 정의할 수 없다.

 

나 스스로가 타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기억 삭제'라는 행위가
5억 년 간의 세월을 타인의 세월이라
판단하게 만들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받은 나의 입장에선
5억 년의 과정은 나라고 판단하기 힘들다.

 

 

 

 

...

 

 

 


"지금 내가 버튼을 누른다면
무조건 1초 만에 돈이 나온다.
(기억삭제로 인해)
버튼을 눌렀을때 백 원만 나와도 누를 것이다.

백번이고 천 번이고 손목이 부러질 때까지 누를 것이다"

 

 

 

 

 

 

열린 결말:

초단은 ‘하나의 유기체로서 이어지는 자아’를
홍단은 ‘기억의 사슬로 묶인 자아’를 강조하였다.
두 사람은 끝내 각자의 직관을 굽히지 않았다.

이 글을 마무리하며, 마지막으로 묻는다.

 




당신이라면 ‘5억 년 버튼’을 누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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